가사
또 비가 오네
이쯤이면
다른 것도 좀 내려주지
편의점 처마 밑에 서서
괜히 시간을 보고 있어
우산은 가방 안에 있는데
꺼낼 생각은 별로 없어
초록불이 몇 번 바뀌고
사람들은 하나둘 건너가
딱히 기다릴 사람도 없는데
난 왜 아직 여기 있을까
오늘 밤 하늘이
뭐든 하나 내려준다면
조금 엉뚱해도
나는 이걸 고를래
비가 아니라 네가 내렸으면 좋겠어
구름 사이 어디쯤 숨어 있다가
우산을 펼칠 틈도 없게
내 앞에 툭 떨어졌으면 해
비가 아니라 네가
비 말고, 네가
오늘 같은 밤 하나쯤은
내려와도 괜찮잖아
마지막 버스가 지나가고
젖은 도로만 반짝거려
휴대폰을 열었다 닫았다
배터리만 괜히 줄어들어
네 이름까지 내려갔다가
손가락만 슬쩍 멈춰 있어
연락하려던 건 아니야
그냥 거기 있어서 본 거야
일기예보에는
새벽이면 그친다는데
오늘만큼은 틀려도
나는 뭐라 안 할 텐데
비가 아니라 네가 내렸으면 좋겠어
구름 사이 어디쯤 숨어 있다가
우산을 펼칠 틈도 없게
내 앞에 툭 떨어졌으면 해
비가 아니라 네가
비 말고, 네가
오늘 같은 밤 하나쯤은
내려와도 괜찮잖아
비가 다 그치면
나도 그냥 집에 갈 거야
그러니까 하늘아
너무 부담 갖지는 마
네가 그 애 주소까지
알 리는 없겠지만
혹시 근처를 지나거든
이쪽이라고 말해줘
비가 아니라 네가 내렸으면 좋겠어
아무 예고도 없이 갑자기
젖은 머리로 웃으면서
왜 아직 여기 있냐고 물어봐 줘
비가 아니라 네가
비 말고, 네가
천둥도 번개도 필요 없어
너 하나면 충분하니까
그리고 정말 네가 온다면
우산 하나 같이 쓰고
비가 조금 더 오기를
이번에는 바랄지도 몰라
아직 비가 오네
…조금만 더 있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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