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창문을 닫았어
바람이 들어와서
네가 앉은 쪽은
유난히 춥다길래
리모컨을 찾아
두 칸을 더 올리고
괜찮아졌냐고
물어보려다 말았어
넌 소파 끝에 앉아
양말을 고쳐 신고
나는 식은 차를
괜히 한 번 더 마셔
같은 방에 있는데
왜 이렇게 멀까
손만 뻗으면
닿을 거리인데
조금 더 따뜻해지면
괜찮아질 줄 알았어
창문을 닫고
담요를 덮으면
우리도 전처럼
편해질 줄 알았어
넌 또 춥다고 하고
난 괜찮다고 해
사실 나도
뭐가 괜찮은진 모르겠어
온도는 올라가는데
우린 왜 그대로일까
저녁을 먹다가
네가 먼저 일어났어
싱크대에 그릇을
조용히 내려놓고
내일은 춥다던데
목도리 챙겨 가
별뜻 없는 말에
넌 고개만 끄덕여
예전 같았으면
춥다고 투덜대며
내 주머니 속으로
손을 밀어 넣었을 텐데
이젠 네 외투도
현관에 걸린 채로
나보다 먼저
겨울을 준비하네
말하지 않은 것들이
방 안에 쌓여서
네가 숨을 쉬는 소리도
괜히 신경 쓰여
조금 더 따뜻해지면
괜찮아질 줄 알았어
창문을 닫고
담요를 덮으면
우리도 전처럼
편해질 줄 알았어
넌 또 춥다고 하고
난 괜찮다고 해
사실 나도
뭐가 괜찮은진 모르겠어
온도는 올라가는데
우린 왜 그대로일까
너는 온도를 내리고
나는 다시 올렸지
누가 맞는 것도 아닌데
괜히 서운해졌지
그러다 문득
네가 웃었어
이렇게까지 할 일은
아닌 것 같다며
나도 따라 웃다가
금방 조용해졌어
우린 둘 다 알잖아
그 얘기가 아닌 걸
조금만 더 앉아 있을래
아무 말 하지 않아도
네가 추우면
담요를 건네고
내가 더우면
잠깐 창문을 열게
넌 아직 춥다고 하고
난 조금 덥다고 해
오늘은 그냥
서로 다른 채로 있어 보자
어느 쪽도
틀린 건 아니니까
난 조금 더워
넌 아직 춥고
그럼 이 담요는
네가 가져
나는 여기
그냥 앉아 있을게
네가 편해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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