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아직 컵은 두 개가 있어
하나는 쓰지 않으면서
치워야지 생각만 하고
오늘도 물을 끓였어
네가 앉던 자리에는
아무것도 놓지 못했어
괜히 의자를 밀어 넣으면
정말 끝날 것 같아서…
사람 하나 없어진 게
이렇게 큰일인 줄 몰랐어
집은 그대로인데
왜 이렇게 넓어진 걸까…
나는 아직 두 사람처럼 살아
문을 열면 네가 있을 것처럼…
장을 볼 때도… 밥을 할 때도…
자꾸 네 것까지 생각해
시간이 가면 괜찮아진다는데
나는 그 말을 잘 모르겠어
하루는 계속 지나가는데
나는 아직 너와 살고 있어
옷장 한쪽 네 셔츠들은
계절이 몇 번 바뀌었는데
한 번도 꺼내 보지 않으면서
한 장도 버리지 못했어
전화번호도 그대로 두고
사진도 지우지 않았어
이제는 걸 수 없는 번호인데
가끔 이름을 눌러보곤 해
잊지 않는 것과
보내지 못하는 건
어디부터 다른 건지
아직 나는 모르겠어
나는 아직 두 사람처럼 살아
좋은 일이 생기면 널 찾고
힘든 날이면 현관 앞에서
오늘은 늦네 생각하다가
아… 하고 혼자 웃어버려
그러다 한참을 서 있어
없는 사람을 기다리는 일이
이제는 내 하루가 됐어
사실 알아
네가 다시
문을 열고 들어오지 않는다는 걸…
그래도 가끔은
잊어버리고 싶어
네가 없는 걸
잊어버리고 싶어
이제 나도 한 사람처럼 살게
그 말은 아직 못 하겠지만…
네 컵 하나쯤 남겨둔다고
내가 멈춰 있는 건 아니겠지
많이 사랑했던 사람이
조금 오래 남아 있는 거라고…
오늘도 네가 없는 이 집에서
나는 우리 몫까지 살아볼게
불을 끄고 누웠는데
습관처럼 옆을 봤어
비어 있는 베개를
한 번 쓸어보고
잘 자…
오늘은
내가 먼저 잘게…
프로덕션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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