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Intro ]
손을 잡자고 했지
장갑은 네가 먼저 꼈고
그래, 어디 한번 보자고
[Verse]
다 같이 가자며 손바닥을 펴
흰 장갑은 새것, 손톱 자국도 없어
우리 이름은 크게, 네 이름은 뒤로
책임질 차례엔 슬쩍 빠져나가고
먼지 하나 털어내고 현수막을 걸어
세상 하나 구했다고 사진부터 찍어
눈앞에 금 간 벽, 그건 나중에 보자
벽이 내려앉아도 표정만은 근엄해
작은 흠집 하나엔 현미경을 들이대
큰 균열 앞에서는 시선을 딴 데 두네
누가 더 잘했나 줄을 세워 놓고
서로의 어깨를 두드리며 상을 나눠
큰 화면 속 웃음은 하나같이 반듯해
눈빛은 잘라내고 입꼬리만 남겼네
오늘의 영웅은 누가 골랐나
조명은 켜졌고 질문은 사라져 가
[Verse]
가장 우스운 일을 금빛으로 칠해
작은 점 하나에 금메달을 걸어
넓은 바다 위 기름은 덮어 놓고
손톱 밑의 먼지엔 재판을 열어
잘했다는 말이 채 식기도 전에
다음 무대 위로 발을 옮기네
박수는 크게, 내용은 비어
말은 넘치는데 대답은 없어
동전 하나 흔들면 고개가 돌아가
누가 줄을 당겼는지 묻지도 않아
눈앞에 매달린 걸 잡으려다
발밑에서 무너지는 걸 놓쳐 버려
다들 보고 있대, 다들 알고 있대
그런데 막상 물으면 아무도 모른대
네가 본 건 화면, 내가 본 건 화면
그 밖에 있던 건 누가 치웠는데?
[Break]
고개 들어.
그 칭찬 말이야.
누가 주는 건데?
그리고 저 동전은...
왜 네가 움직일 때마다 흔들리지?
[Verse]
말 잘 듣는 얼굴엔 훈장을 달아
딴 데 보는 사람은 명단에서 빠져
손뼉을 맞추고 발걸음을 맞춰
그 사이 땅 밑에선 금이 더 번져
너는 손을 내밀며 우리를 불러
나는 장갑 끝에 묻은 얼룩을 훑어
깨끗한 손으로 무슨 일을 했나
벗겨 보면 남아 있겠지, 그 자국 하나
나도 그 줄에서 아주 멀진 않아
박수 소리 들리면 나도 고갤 돌려
누가 잘못했나 손가락을 세다
내 손가락에도 같은 얼룩이 묻어
이제 와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어
다들 무대 위에 자기 자리를 걸어
불길은 번지고 조명은 더 밝아
사진은 잘 나왔네, 다들 웃고 있잖아
[Outro]
장갑은 벗어.
손바닥을 보여.
...
아직 깨끗하다고?
그럼 한 번 더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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