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굴뚝 달린 낡은 공장들 사이로
카페가 하나둘씩어서고
국적 모를 외국인들 사이로
발 디딜 틈도 없이 붐비는 골목
여기가 정말 내가 살던 동네 맞나
간판부터 사람까지 죄다 낯설고
내가 알던 건 하나도 안 보이는데
왜 이렇게 다들 신나 있는 건지
숨이 목구멍에 걸려 넘어가질 않고
둘 데 없는 두 눈은 자꾸 낯선 로고만 읽어버려
속이 미식거리는 건 공복에 들이킨 싸구려 커피 때문인가
아니면 어제 마신 술이 아직 뺑뺑돌고 있는탓인가
성수동은 너무 시끄러워졌는데
내가 알던 건 하나씩 다 없어지고
사람은 이렇게도 많은데
왜 나는 자꾸 그때가 그립냐고
골목 하나 돌면 줄 선 팝업스토어
어제 봤던 가게가 오늘은 없어졌어
뭘 파는지도 모르면서 사진부터 찍고
다들 뭐가 그렇게 좋은지 모르겠고
카메라 들고 여기저기 찍어대는데
나는 그냥 지나가는 배경이 된 기분
비켜달라고 말하기도 귀찮고
그냥 내가 피해 가는 게 정답
줄 서서 뭘 파는지도 모르는 가게 앞
낯선 인파 속에서 나만 자꾸 겉돌고
여기 어디였는지 기억도 안 나는데
사람들만 신나 보이는 게 짜증나 얄미워
성수동은 너무 시끄러워졌는데
내가 알던 건 하나씩 다 없어지고
사람은 이렇게도 많은데
왜 나는 자꾸 그때가 그립냐고
사람들아 좀 비켜줘
아니, 그냥 내가 비켜줄게
변하는 게 무서운 건지
그냥 밀려나는 게 익숙한 건지도 모르겠어
뭐 하나 붙잡고 싶었는데
붙잡을 것도 이제 별로 없네
괜히 여기까지 걸어와서는
속만 울렁거리고 기분만 잡쳐버렸네
성수동은 계속 시끄러워지는데
나는 몇 년째 제자리에 멈춰있고
간판도 사람도 다 갈아치우는데
왜 나만 그대로냐고
내가 알던 건 다 없어졌는데
왜 아직 여기서 떠나지도 못하냐고
시끄럽다.
집에나 갈래.
시끄럽다.
집에나 갈래.
집에나 갈래.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