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네 컵은 아직 싱크대 옆에
밤새 물자국이 마른 채로
나도 모르게 손이 가서
네가 잠깐이라도 올 것 같아
이제 잊자고 몇 번을 말해도
숨만 쉬면 네가 먼저 떠올라
번호 끝에서 망설이다가
못한 말만 입에 맴돌아
왜 네 이름은 아직도
입술 끝에 남아 있을까
잡으려 하면 이미 없는 자리
남는 건 익숙한 빈칸뿐
이 방을 지나 네가 들리면
나 아직 너를 못 놓았다고
싱크대 옆 네 자릴 비워 두고
오늘도 혼자 밤을 넘겨
주전자는 식고 컵만 늘어가
문 옆엔 네 파란 코트가 걸려
네가 떠난 집인 걸 알면서도
나는 자꾸 현관을 봐
밤이 다 갔다고 나를 달래도
아침은 늘 네 없는 자리로 와
전화할까 하다 멈춰 서서
네 침묵까지 붙잡고 있어
왜 네 이름은 아직도
입술 끝에 남아 있을까
잡으려 하면 이미 없는 자리
남는 건 익숙한 빈칸뿐
이 방을 지나 네가 들리면
나 아직 너를 못 놓았다고
싱크대 옆 네 자릴 비워 두고
오늘도 혼자 밤을 넘겨
네가 떠난 게 맞겠지
내가 너무 오래 붙잡았겠지
그래도 복도 끝에서
네 발소리 한 번쯤 기다려
왜 네 이름은 아직도
입술 끝에 남아 있을까
잡으려 하면 이미 없는 자리
남는 건 익숙한 빈칸뿐
이 방을 지나 네가 들리면
나 아직 너를 못 놓았다고
싱크대 옆 네 자릴 비워 두고
네가 안 올 걸 알면서도 기다려
네 컵은 아직 싱크대 옆에
오늘 밤도 그냥 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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