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Intro]
초침은 유리 안에서 빙글빙글 돌아
오늘도 같은 구름, 같은 온도
[Verse 1]
편의점 문이 열리고 종이컵 김이 올라
빗물은 어제처럼 횡단보도 선을 타
아파트 창문마다 복사된 푸른 화면
누군가는 웃고 있지만 표정은 잠겨 있네
버스는 같은 정류장에 같은 간격으로 서고
광고 속 사람들은 한 치도 늙지 않고
내 이름 적힌 우편함, 비어 있는 칸
누가 다녀간 흔적만 남겨 둔 채 잠잠한 밤
[Pre-Chorus]
세상은 타이머 위에 놓인 얇은 종이 같아
숫자가 줄어들수록 목소리는 작아져 가
너의 눈을 보고 싶어 고개를 들었지만
유리와 필터 사이로 또 다른 내가 보여
[Chorus]
세계는 타이머 위에서 같은 장면을 반복해
같은 비, 같은 골목, 같은 말만 되풀이해
이 콘크리트 정글엔 진짜 얼굴이 없어
웃음 뒤에 숨은 이름, 그게 너인지 나인지 몰라
세계는 타이머 위에서 조용히 끝을 세고
누가 먼저 버튼을 누를지 서로 묻지 못해
이 콘크리트 정글엔 진짜 얼굴이 없어
그래도 네 손의 온도만은 아직 바뀌지 않아
[Verse 2]
신호등은 초록, 노랑, 빨강, 다시 처음으로
우리는 정해진 칸을 밟으며 하루를 건너고
기상 예보는 틀리지 않아, 틀릴 필요도 없어
창밖의 젖은 난간까지 어제와 똑같아 보여
카메라 앞에서는 모두 적당히 선명해지고
카메라가 꺼지면 표정부터 먼저 지워지고
명함 속 직함, 프로필 속 좋은 말
입술에 붙인 가면은 세탁해도 남아 있잖아
나는 오늘도 내 얼굴을 빌려 살아
거울 앞에서조차 누구인지 묻지 않아
너도 혹시 하루를 연기하는 중이라면
대본 없는 장면 하나만 내게 남겨 둬
[Pre-Chorus]
초침은 멈춘 적 없고 우리는 멈춘 척했어
끝이 가까워질수록 더 멀쩡한 척했어
너의 눈을 보고 싶어 조명을 모두 끄면
어둠 속에 남는 건 숨소리와 작은 진심
[Chorus]
세계는 타이머 위에서 같은 장면을 반복해
같은 비, 같은 골목, 같은 말만 되풀이해
이 콘크리트 정글엔 진짜 얼굴이 없어
웃음 뒤에 숨은 이름, 그게 너인지 나인지 몰라
세계는 타이머 위에서 조용히 끝을 세고
누가 먼저 버튼을 누를지 서로 묻지 못해
이 콘크리트 정글엔 진짜 얼굴이 없어
그래도 네 손의 온도만은 아직 바뀌지 않아
[Bridge]
만약 마지막 숫자가 바닥에 닿는다면
나는 화장도 거짓말도 없이 서 있을게
비가 어제와 같아도 오늘의 젖음은 다르니까
반복되는 장면에도 작은 균열은 생기니까
한 칸의 금, 한 줄의 낙서
누군가 숨겨 둔 서툰 고백
완벽하게 맞물린 도시의 틈에서
너의 진짜 목소리가 새어 나와
[Final Chorus]
세계는 타이머 위에서 같은 장면을 반복해
같은 비, 같은 골목, 같은 말만 되풀이해
이 콘크리트 정글엔 진짜 얼굴이 없어
그래서 나는 오늘 네 이름을 맨손으로 불러
세계는 타이머 위에서 조용히 끝을 세도
우리는 잠깐이라도 정해진 선을 넘어
이 콘크리트 정글엔 진짜 얼굴이 없어
그래도 네 손의 온도는 끝까지 바뀌지 않아
[Outro]
초침은 유리 안에서 빙글빙글 돌아
오늘도 같은 구름, 같은 온도
하지만 네가 고개를 든 그 한 장면만
처음 본 것처럼 남아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