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닫힌다.
야, 잠깐.
문 좀 잡아!
편의점 봉투 두 개
한 손엔 식은 커피
엘리베이터 앞에서
오늘도 타이밍 놓치지
신발 끈은 풀렸고
휴대폰은 또 울려
다 왔다 싶었는데
왜 끝까지 날 부르냐
야, 진짜 잠깐만!
……열었어.
오, 형. 고마워.
……빵 떨어졌다.
아, 씨.
오늘따라 왜 이렇게
하나씩 다 늦는지
문은 닫히려 하는데
내 발은 자꾸 꼬이지
천천히 와
아직 안 갔어
아, 진짜?
응. 기다려.
별거 아닌 하루인데
왜 이렇게 숨이 차
계단 하나 오르는 것도
오늘따라 힘들잖아
잠깐 멈춰도 괜찮아
우리 아직 여기 있잖아
문 좀 잡아!
나 아직 안 탔어
딱 한 번만
조금만 기다려 줘
다들 먼저 가는 밤
나만 늦은 것 같아도
괜찮아.
우린 안 가.
야, 이제 타.
문 좀 잡아!
오늘은 같이 가자
거울에 비친 얼굴
웃는 게 좀 어색해
누가 오늘 어땠냐고
물으면 또 괜찮대
사실 별일 없었어
그래서 더 이상해
하루 종일 사람 많은데
집에 오면 조용해
야, 너도 그래?
……가끔.
나도 그래.
난 맨날!
……넌 조용히 좀 해.
맨날 늦는 건 나인데
왜 맨날 기다려 주냐
네가 올 거 아니까
닫을 이유 없잖아
아무것도 달라진 건 없는데
이상하게 마음이 놓여
문 좀 잡아!
나 아직 안 탔어
딱 한 번만
조금만 기다려 줘
다들 먼저 가는 밤
혼자 남을 것 같아도
괜찮아.
우린 안 가.
문 좀 잡아!
오늘은 같이 가자
야, 이제 타!
근데 있잖아.
오늘은
정말 아무도
나를 기다리지 않을 줄 알았어.
……기다렸어.
……왜?
같이 가려고.
문 좀 잡아
나 이제 다 왔어
조금 늦어도
같이 갈 수 있잖아
어두웠던 하루 끝에
누가 날 기다렸다는 게
……그거면 됐어.
이번엔 내가
문을 잡아둘게
늦게 오는 사람도
같이 올라가게
오늘은 우리
같이 집에 가자
……도착했다.
야. 근데……
우리 몇 층이지?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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