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요즘 좀 이상하다
뭐가 이상한지는 모르겠다
아침에는 괜찮았는데
점심 지나니까 또 그렇고
별일은 없었다
그게 더 이상하다
해야 할 건 많은데
손이 안 간다
안 해도 되는 건
괜히 건드리고
그러다 하루가 가고
뭐 했냐고 물으면
글쎄
기억도 잘 안 난다
예전에는
이런 건 별거 아니었다
하면 됐고
안 되면 다시 했다
요즘은 시작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한다
왜 하지
굳이 해야 하나
그러다 또 한다
쉬어야겠다 싶어서
잠깐 앉아 있으면
이러고 있어도 되나 싶다
뭔가 해야 할 것 같아서
다시 움직이면
아까 그냥 있을걸 싶다
참 웃긴다
어느 쪽으로 가도
마음이 편한 데가 없다
그래서 그냥
중간쯤에 서 있다
괜찮냐고 물으면
괜찮다고 하지
뭐라고 하겠냐
안 괜찮다고 해도
딱히 달라질 것도 없고
그렇다고 정말 괜찮은 것도 아니고
이상하다
나도 내가 낯설다
분명히 여기 있는데
자꾸 한 발 떨어져서
나를 보고 있는 것 같다
뭘 원하는지도 모르겠고
뭘 싫어하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조금 지겹다
사람들은 다 잘 사는 것 같고
나만 잠깐
길을 잘못 든 것 같다
근데 생각해보면
어디가 길인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가면 된다고 해서 갔고
돌아가면 안 된다고 해서 안 돌아갔다
그러다 보니까
여기까지 왔다
여기가 어디인지는 모르겠는데
돌아가기엔
또 좀 멀다
아무것도 결정하지 말까
오늘은 그냥
모르는 채로 있어볼까
내일 생각하면 되지
안 되면
그때 또 생각하고
뭐
그렇게까지
다 알아야 하나
잠깐만
아무것도 하지 말자
오늘 하루쯤은
잘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그냥 지나가게 두자
생각이 나면 생각하고
싫으면 싫은 대로 두고
마음이 복잡하면
그냥 복잡한 채로
아직도 이상하다
근데 아까보다는
조금 낫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그냥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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