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Lyrics by KuBi Lab
비가 그친 뒤의 보도에는
젖은 냄새가 아직 남아 있어
끝내 다 하지 못한 말들도
이제는 더 세지 않아도 돼
답을 찾을 때마다
무언가를 잃어왔어
그래서 지금은 그저
이 길을 선택해보려 해
비가 마르는 곳까지
아무것도 정하지 않은 채 걸어가
지워지지 않는 흔적이 있다면
지우지 말고 함께 데려가면 돼
이별로 끝내지도 못하고
시작이라고 부를 수도 없지만
그래도 이 발소리만큼은
내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어
뒤돌아볼 이유도 없는데
조금만 걸음을 늦췄어
빈자리가 있다는 것도
언젠가는 풍경의 일부가 될 테니까
멀리 가는 것만이
앞으로 나아가는 건 아니야
멈춰 섰던 자리에도
분명 그다음은 있어
비가 마르는 곳까지
아직 조금 젖어 있어도 괜찮아
선택하지 않았던 길마저
품은 채로 걸어가
그 무엇 하나
깔끔하게 끝내지 못하더라도
내가 여기 있었던 것까지
잘못으로 만들고 싶진 않아
비가 마르는 곳 같은 건
사실 어디에도 없는 건지도 몰라
그래도 모두 안은 채
계속 걸어갈 수 있을 것 같아
이별로 끝내지 못했던
그날들을 두고 가지 않을 거야
발자국이 사라져버리더라도
나는 이곳을 지나왔어
비 냄새가 점점 옅어져 가
조금만 더 앞으로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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