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이 온도면
넌 내 왼쪽으로 왔지
추운단 말 한마디 없이
한 걸음만 가까이
이 온도면
난 아직 먼저 알아
사람 하나 없어진 뒤
가을이 이렇게 넓었나
구월 끝 해가 내려오면
너는 말수가 조금 줄었고
손끝부터 차가워지면서
내 걸음에 바짝 맞췄지
괜찮냐고 물으면 늘
고개만 한 번 저었는데
조금 지나면 네 어깨가
내 팔에 먼저 닿아 있었어
그때는 몰랐어
그게 기억에 남을 줄
별것 아닌 그 한 걸음이
이렇게 오래 갈 줄
둘이 걷던 길은
생각보다 좁았나 봐
혼자 걷고 나서야
가을이 이렇게 넓어
이 온도면
넌 내 왼쪽으로 왔지
추운단 말 한마디 없이
한 걸음만 가까이
이 온도면
난 아직 먼저 알아
사람 하나 없어진 뒤
저녁이 이렇게 넓었나
요즘은 꽤 잘 지내
네 얘기 없이 하루가 끝나
네 이름이 나와도 이제
굳이 딴 데를 보진 않아
그때 듣던 노래도
끝까지 아무렇지 않게 듣고
계절 하나쯤은 이제
그냥 지나갈 줄 알았어
근데 오늘
바람이 소매 안으로 들어온 순간
이상하게
내 왼쪽이 먼저 비었어
네 생각을 한 것도 아닌데
몸이 먼저 자릴 만들었어
몇 년을 잘 지내고도
이런 건 아직 남아 있나 봐
Yeah
사람은 가고
습관은 조금 늦게 가
기억은 흐려져도
몸은 엉뚱한 걸 기억해
네 얼굴보다
네 목소리보다
추우면 아무 말 없이
가까워지던 거리
딱 그만큼
이 온도면
넌 내 왼쪽으로 왔지
추운단 말 한마디 없이
한 걸음만 가까이
이 온도면
난 아직 먼저 알아
사람 하나 없어진 뒤
저녁이 이렇게 넓었나
해는 다 넘어갔고
사람들도 하나둘 줄고
난 평소처럼 걷다가
한 번 왼쪽을 봤어
아무도 없었고
그게 이상한 것도 아닌데
조금 웃었어
아직 이러네
이 온도면
난 왼쪽부터 비어
네가 오는 것도 아닌데
한 걸음 자릴 남겨
이 온도면
이 온도면
사람 하나 없어진 뒤
가을이 이렇게 넓었나
나는 다 지나왔는데
내 왼쪽은
조금 늦게 왔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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