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집 앞인데
아직 못 내리겠다
밥 먹었냐 묻는 어머니 전화
잘 먹었어, 걱정하지 마
꺼진 화면에 비친 내 얼굴
한 번 더 웃어 보고 문을 연다
괜찮냐 묻는 그 한마디에
내 입이 먼저 웃어 버린다
나는 넘어지지 않는 사람이 아니다
못 넘어진다
잠든 식구들의 내일을 등에 진
지게꾼이다
엄마는 또 돈 쓰지 말라 하고
아이는 운동화가 작다 하고
내 구두 뒤축은 한 번 더 붙여
장바구니에서 내 것만 지운다
나도 오늘은 힘들었다고
그 말 하나가 왜 안 나올까
나는 지치지 않는 사람이 아니다
말을 못 한다
힘들다 하면 네가 더 힘들까 봐
웃고 넘긴다
아버지
나도 무서워요
괜찮다는 말만 배운 것 같아요
나도 오늘은 기대고 싶어요
나는 넘어지지 않는 사람이 아니다
넘어질 수 없는 사람이다
그런데 잠결에 작은 손 하나
내 손을 꼭 잡는다
내가 지켜 온 작은 손에 기대어
오늘은 나도 쉰다
잠깐 짐을 내려놓은
지게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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