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모두가 하늘을 보던 순간
나는 네 얼굴을 보고 있었어
곧 사라질 빛보다 먼저
네 표정이 내게 번져 왔어
강변을 따라 걷던 여름밤
사람들 틈에 어깨를 맞대고
곧 시작된다는 안내 방송에
괜히 네 곁으로 가까이 갔어
아무 말 없이 숫자를 세고
숨을 삼키던 짧은 정적
검은 하늘을 가른 첫 번째 선이
우리의 밤을 열어 놓았어
올라가는 시간은 길었는데
피어나는 순간은 너무 짧아
손을 잡을 이유를 찾기도 전에
세상은 가장 밝아졌어
검은 하늘 한가운데
우리의 계절이 잠시 피었어
이름을 부르기도 전에
수많은 빛으로 흩어졌어
가장 밝았던 그 몇 초가
긴 어둠보다 오래 남아서
모든 불빛이 사라진 뒤에도
나는 아직 그 밤을 걷고 있어
Oh, 빛나던 밤
눈을 감아도
Oh, 너의 모습
천천히 번져 와
사람들은 다음 빛을 기다리고
나는 방금 전 너를 되돌려 봐
환호 소리에 묻혀 버린 한마디
입 모양만 희미하게 남아
우리의 끝도 그랬던 것 같아
아무 예고 없이 어두워져
끝이라는 걸 알아채기도 전에
서로의 손을 놓쳐 버렸어
멀리서 보면 축제였지만
가까이선 떨리는 숨이었어
모두가 같은 하늘을 보던 밤
우린 서로 다른 끝을 보고 있었어
검은 하늘 한가운데
우리의 계절이 잠시 피었어
이름을 부르기도 전에
수많은 빛으로 흩어졌어
가장 밝았던 그 몇 초가
긴 어둠보다 오래 남아서
모든 불빛이 사라진 뒤에도
나는 아직 그 밤을 걷고 있어
마지막 울림이 멎은 뒤
귀 안에는 파도만 남았고
집으로 향하는 사람들 사이
우리만 한동안 멈춰 있었어
영원해서 아름다운 게 아니라
짧았기에 전부였던 걸까
다시는 같은 모양으로
피어나지 않을 밤이었어
검은 하늘 한가운데
우리의 청춘이 한 번 피었어
영원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끝까지 눈을 떼지 못했어
가장 찬란했던 그 몇 초가
지나온 계절을 전부 물들여
다시 돌아갈 수 없는 밤이어도
그때의 우린 충분히 빛났어
Oh, 빛나던 밤
어둠보다 오래
Oh, 너의 모습
내 안에 남아모두가 집으로 돌아간 뒤
빈 하늘만 조용히 남았어
눈을 감으면 다시 펼쳐지는
우리의 몇 초의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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