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찬바람이 불어도 내가 떠난 줄 마세요
처마 끝 풍경처럼 조용히 울고
스쳐 가는 바람 뒤에 이름은 없어도
가슴 깊은 자리엔 온기가 남을 테니
한때는 그대 눈빛 하나만으로
내 안의 긴 겨울이 봄이 되었고
차갑게 닫힌 침묵 그 너머에서도
나는 그대를 미워한 적 없어요
찬바람이 불어도 애써 찾지 말아요
사랑은 붙잡는 순간 길을 잃으니까
그대가 나 아닌 먼 길을 택한다 해도
나는 그대 자유까지 사랑할 테니
강물이 바다를 기억하듯
달빛이 빈 뜰에 머물듯
우린 멀어져도 끝난 적 없어요
같은 불에서 태어난 두 빛이니까
눈이 내려 돌담길을 모두 덮어도
그 아래 발자국은 사라지지 않고
매화가 언 가지 끝에서 먼저 피듯
우리 사랑은 추위 속에서 제 이름을 배워요
찬바람이 불어도 애써 찾지 말아요
사랑은 붙잡는 순간 길을 잃으니까
그대가 나 아닌 먼 길을 택한다 해도
나는 그대 자유까지 사랑할 테니
돌아오란 말조차 하지 않을게요
돌아서는 그대 등을 붙잡지 않을게요
다만 어느 봄날 서로를 다시 알아보면
운명 때문이 아닌 마음으로 걸어요
찬바람이 불면 내가 떠난 줄 마세요
바람은 떠나는 것이 아니라 도는 거니까
그대가 나를 잊고 웃으며 살아도
내 사랑은 그 웃음까지 품을 테니까
오래 묵은 한이 정으로 녹는 날
두 강이 마침내 한 바다에 닿듯
우린 서로를 다시 선택할 거예요
정해진 운명이 아닌 자유로운 마음으로
찬바람이 불어도 내가 떠난 줄 마세요
몇 번의 겨울이 우리 사이를 지나도
같은 불의 두 빛은 꺼지지 않으니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