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검은 물결이 골목을 덮어
불 꺼진 창마다 어제가 잠겨
금이 간 화면에 네가 웃어서
끝난 줄 알았던 내일을 붙잡아
발밑의 길들이 하나씩 무너져
난 너 있는 쪽으로 몸을 기울여
등 뒤로 밀려오는 끝
그보다 선명한 네 이름
도망치는 게 아냐
네게 돌아가는 거야
살아서 너에게 갈게
이 밤을 가로질러
무너진 세상 한가운데
너 있는 쪽이 내일
닿을게, 닿을게
끝내 네 손을 잡을게
여기가 내 끝일 수는 없어
다시 널 안아야겠어
문은 잠겨, 눈은 비켜, 믿던 등이 멀어지는 밤
발이 걸려, 숨이 꺾여, 나를 다시 끌어올린 팔
버린 사람, 버틴 사람, 같은 밤에 다른 얼굴
빠져나갈 틈이 보여도 놓지 못해 잡은 손을
차창 밖은 검은 파도, 앞도 뒤도 막다른 밤
길이 없단 말은 접어, 네가 있는 방향은 남아
너를 안을 이 두 손으로 누군갈 버릴 수는 없잖아
살아남은 다음에도 너를 똑바로 바라봐야 하잖아
네가 웃던 작은 방
그 평범했던 불빛 하나
다 잃어버린 줄 알았는데
내 안에서 아직 살아
턱에 걸린 숨을 삼켜, 뒤가 아니라 앞을 봐
무너진 건 길이지, 네게 가는 이유 아냐
발을 놓친 짧은 틈에 세상이 멀어졌다
손목 위로 감긴 손에 다시 땅이 돌아왔다
겁이 없어서가 아냐, 겁을 안고 뛰는 거야
끝이 쫓아오는 만큼 너는 가까워진 거야
한 걸음만, 한 걸음만, 이제 네가 눈앞이야
우릴 끝낼 밤은 없어, 너와 내일을 살 거야
살아 있어 줘
내가 닿을 때까지
살아서 너에게 갈게
이 밤을 가로질러
무너진 세상 한가운데
너 있는 쪽이 내일
닿을게, 닿을게
끝내 네 손을 잡을게
여기가 내 끝일 수는 없어
너와 더 살아야겠어
살아서 너에게 갈게
너와 내일을 살게
살아서 너에게
나 여기, 네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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