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Lyrics by KuBi Lab
금요일 아홉 시, 소파에 누웠지
냉장고엔 맥주 두 캔, 저녁은 먹었지
리모컨을 찾는데 전화가 울리지
또 그 녀석이야, 받기 전부터 알지
딱 한 시간만 얼굴 좀 비추래
지난번에도 그 말에 새벽에 들어왔는데
이번엔 진짜라며 아주 난리네
정말 마지막이라고, 그 말은 세 번째
대충 입고 나왔더니 비가 내리네
우산 하나 사자마자 비가 그치네
택시를 잡았더니 바로 앞이 공사 중
기사님은 돌아가자네, 요금은 두 배쯤
도착하니 친구들은 벌써 한껏 신났어
날 보자마자 왜 이렇게 늦었냐고
부른 건 너고, 늦은 건 차 때문인데
그런 얘길 해봐야 누가 듣겠어
아직 아홉 시 반인데
벌써 집이 그리워지네
그런데 음악이 괜찮네
잠깐, 이 노래 끝나고 갈게
오늘만 예외, 오늘만 예외
계획 같은 건 내일 다시 세워
별일 없으면 일찍 간다더니
시계를 보니까 벌써 열두 시네
오늘만 예외, 오늘만 예외
한 곡만 더 듣고 슬슬 갈게
내가 먼저 가겠다고 했지
지금 간다고는 안 했는데
안 했는데
난 원래 이런 자리 꽤 좋아하는 편
사람 많고 음악 크면 기분부터 괜찮네
근데 오늘따라 일이 묘하게 꼬여
친구 소개로 만난 형이 자꾸 말을 걸어
하는 일이 뭐냐길래 음악 한다니까
갑자기 휴대폰에 데모를 틀어 놓네
들어보라길래 고개를 끄덕였더니
이젠 자기 친구까지 불러서 소개하네
이쪽은 프로듀서, 저쪽은 투자자래
명함은 세 장인데 이름은 하나도 안 외워져
내 번호를 묻길래 배터리가 없댔어
그런데 하필 그때 내 전화가 울렸어
아, 참 타이밍 한번 기가 막히네
화면을 뒤집어도 벨소리는 계속되네
급한 전화라며 자리를 빠져나왔지
받아 보니 엄마야, 언제 들어오냐네
괜히 목소리를 낮춰서 금방 간다고
끊자마자 시계를 보니 벌써 두 시 반
그런데 저쪽 테이블에서 누가 손짓하네
아까부터 찾았다며 자리를 비워 놨대
갈 사람은 간다고 했는데
아직 아무도 일어나질 않네
나도 자꾸 핑계를 찾게 돼
이상하게 오늘은 좀 괜찮네
오늘만 예외, 오늘만 예외
계획 같은 건 내일 다시 세워
별일 없으면 일찍 간다더니
시계를 보니까 벌써 두 시 반이네
오늘만 예외, 오늘만 예외
한 곡만 더 듣고 슬슬 갈게
내가 먼저 가겠다고 했지
지금 간다고는 안 했는데
안 했는데
겉옷을 챙기다 다시 의자에 앉아
이제 간다는 말도 슬슬 눈치가 보여
택시 앱을 켜 보니 요금이 꽤 나와
그냥 첫차를 타는 게 낫겠다 싶어
친구는 진작에 옆자리에서 잠들고
누군가는 처음 보는 사람과 친해졌어
아까 그 프로듀서는 여전히 바쁘네
이번엔 또 누구한테 데모를 들려주네
시간은 네 시 반, 가게도 곧 문 닫아
아침에 할 일들이 하나씩 떠올라
내일의 내가 뭐라고 할지 뻔하지만
오늘 일은 오늘 일로 남겨 두기로 해
별 기대 없이 나온 밤인데
생각보다 나쁘지는 않네
별것도 아닌 얘기에 웃다가
언제 시간이 갔는지도 몰랐네
늘 똑같은 하루라고 투덜댔는데
가끔은 이런 날도 있어야지
큰일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집에 가면 좀 아쉬울 것 같아
오늘만 예외, 오늘만 예외
계획 같은 건 내일 다시 세워
별일 없으면 일찍 간다더니
창밖을 보니까 하늘이 밝아 오네
오늘만 예외, 오늘만 예외
한 곡만 더 듣고 슬슬 갈게
내가 먼저 가겠다고 했지
지금 간다고는 안 했는데
안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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