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봄바람 문을 여니
뜰빛이 먼저 든다
꽃 한 송 피었을 뿐
마음은 길을 나서
오지도 않은 사람
발소릴 기다리고
보지도 않은 내일
벌써 그리워한다
봄이란 무엇이기에
빈 길도 설레는가
아직 없는 그 무엇을
있는 듯 기다리는가
봄은 앞을 보고
가을은 뒤를 본다
봄은 누가 올까
가을은 누가 있었나
꽃잎은 앞날을 부르고
낙엽은 옛날을 깨운다
봄에는 기다리고
가을에는 돌아본다
오는 사람 기다리고
간 사람을 기억한다
가을빛 길에 드니
발걸음 더뎌지고
잊었다 하던 얼굴
바람에 먼저 온다
늘 걷던 귀갓길도
오늘은 멀리 돌고
묻지도 않은 세월
혼자서 답을 한다
가을은 무엇이기에
빈자리도 깊어지나
다 갔다 여긴 시간이
어찌 다시 오는가
봄은 앞을 보고
가을은 뒤를 본다
봄은 누가 올까
가을은 누가 있었나
꽃잎은 앞날을 부르고
낙엽은 옛날을 깨운다
봄에는 기다리고
가을에는 돌아본다
오는 사람 기다리고
간 사람을 기억한다
예부터 사람들은
봄은 여자라 하고
찬바람 불어오면
가을은 남자라 했네
허나 꽃 기다리는
사내도 봄을 타고
낙엽 앞에 선 여인도
말없이 가을을 타네
계절이 사람 골라
마음을 준 적 있나
사람이 제 마음 따라
계절에 이름 붙였구나
봄은 앞을 보고
가을은 뒤를 본다
봄은 누가 올까
가을은 누가 있었나
꽃잎은 앞날을 부르고
낙엽은 옛날을 깨운다
젊은 날엔 봄이 길더니
살아갈수록 가을 깊구나
봄은 여자의 계절 아니요
오지 않은 시간이고
가을은 남자의 계절 아니요
가지 않은 기억이라
오는 것을 기다리는 마음
간 것을 품고 사는 마음
그 두 마음 사이에
오늘이라는 길이 있구나
봄은 묻는다
누가 올까
가을은 묻는다
누가 있었나
나는 그 사이
오늘을 걷노라
프로덕션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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