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하얀 종이 위에,
손끝이 멈춰 서 있었어.
번질까 봐,
마음의 물을 아껴두었지.
물을 쏟아도 괜찮아,
그건 배경이 되어 주니까.
스며드는 파랑 한 줄기,
어느새 하늘이 되더라.
눈물이 닿은 자리마다
빛이 번져 퍼져가.
그건 사라짐이 아니라,
감정이 숨 쉬는 흔적이야.
괜찮아, 번지면 돼.
그건 내 수채화의 일부야.
한 획이 흐려질수록,
더 깊은 색이 태어나.
눈물이 만든 강 위에
나의 이야기가 흘러가.
한때는 울면 그림이 망가질 까봐
눈을 질끈 감았지.
하지만 닿은 그 한 방울,
가장 예쁜 빛이었어.
완벽한 선은 없더라도
흐려진 색 안엔 내가 있어.
멈춰 선 물방울 하나,
그마저도 나의 마음이야.
울어도 괜찮아,
그건 내 수채화의 일부야.
감정이 번진 자리마다
새로운 내가 자라나.
번짐 속에,
나는 더 멋진 그림이 돼.
오늘의 그림은 번졌지만,
내일의 색은 조금 더 선명할 거야.
그건 지워진 게 아니라,
더 깊어진 나의 색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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