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빨간 X. 또 틀렸대.
잠깐, 누가 채점했는데?
화면엔 ERROR, 손끝엔 전류.
틀린 건 나? 다시 봐, 네 기준.
삑, 판정 완료, 이름 옆에 빨간 줄,
백 명이 고갤 끄덕, 난 고개를 갸웃.
정답표는 반듯해, 모서리는 날카로워,
근데 내 칸만 잘라 내니 숫자가 안 맞아.
줄 맞춰, 발 맞춰, 틀 밖으로 나가지 마,
입 닫고 줄 서래, 눈 감고 따라가라.
난 종이를 뒤집어 빛에 비춰 봤지,
지워진 자국 아래 또 다른 답이 있지.
계산은 정확, 판정은 착각,
빽빽한 칸막이, 삐뚤어진 감각.
재단한 잣대가 제자리서 삐걱,
빗나간 건 내가 아닌 네 눈금의 시작.
어, 잠깐.
틀린 건 나? 아니, 네 계산.
빨간 X, 뒤집어 판정.
지워진 칸, 거기가 내 자리.
다시 봐. 다시 봐. 숫자가 달라.
오차 제로? 다시 계산.
한 끗 차이, 전부 반전.
네가 그은 선을 살짝 돌려,
막다른 칸이 출구가 돼.
소수점 아래로 날 밀어 넣었지,
안 보인다고 없는 건 아니지.
작은 숫자 하나, 별거 아니라며
넘긴 그 페이지가 장부를 뒤집지.
말끔한 그래프, 번쩍이는 표,
빈칸을 덮어 놓고 완벽하다고?
난 접힌 귀퉁이를 펴서 읽어,
네가 감춘 질문이 거기 적혀 있어.
빗금과 빈칸, 비슷한 진단,
기준을 비판, 비틀린 계산.
반듯한 문장, 반쪽의 주장,
반박은 간단, 빠뜨린 한 장.
맞춰 봐, 바꿔 봐, 눈금을 당겨,
접힌 선, 겹친 선, 하나씩 펼쳐.
숫자를 세던 손이 멈칫할 때,
난 네가 지운 자리에 좌표를 찍어.
쉿.
소리 말고, 숫자.
여기 하나 빠졌잖아.
틀린 건 나? 아니, 네 계산.
빨간 X, 뒤집어 판정.
지워진 칸, 거기가 내 자리.
다시 봐. 다시 봐. 숫자가 달라.
오차 제로? 다시 계산.
한 끗 차이, 전부 반전.
네가 그은 선을 살짝 돌려,
막다른 칸이 출구가 돼.
경고등 점멸, 화면은 새빨개,
누군 전원을 꺼, 누군 선을 잘라.
난 마지막 로그를 천천히 넘겨,
처음부터 잘못된 명령을 찾아.
재검토, 재배치, 재입력, 재판정!
멈춘 줄 알았던 화면이 다시 켜져.
뒤집힌 좌표에 길들이 나타나,
정답을 쥔 손들이 하나씩 굳어 가.
나도 틀려. 그건 알아.
틀린 날도 지우진 않아.
실수는 끝이 아니라
다음 질문의 첫 글자야.
빨간 줄, 검은 줄, 겹쳐진 기준,
맞춘 줄 알았던 답안의 빈틈.
바꿔 봐, 돌려 봐, 처음부터 다시,
지워진 숫자가 중심으로 돌아오지.
틀린 건 나? 아니, 네 계산.
빨간 X, 뒤집어 판정.
지워진 칸, 거기가 내 자리.
다시 봐. 다시 봐. 숫자가 달라.
오차 제로? 다시 계산.
한 끗 차이, 전부 반전.
네가 그은 선을 살짝 돌려,
막다른 칸이 출구가 돼.
처음엔 날 오류라고 불렀지.
그래서 내 이름을 지웠지.
근데 네가 지운 그 숫자 하나,
그게 전체를 맞추는 마지막 자리.
틀린 건 내가 아니야.
네 계산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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