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딱 한 번
바람을 피웠소
한 번뿐이라 말했소
그 한 번이
내 집을 뿌리째 뽑는
미친 바람이 되었소
딱 한 번
한 번뿐
나는 아직도 그 말을 붙잡고 있소
바람을 피웠소
님은 잠을 잃고
어미는 고개를 숙이고
내 집은 산산이 흩어지고
나는 사람을 잃었소
후회하오
이제 와 후회하오
깨진 것을 붙인들 금이 사라지오
눈물을 닦는다고
없던 일이 되오
아니오
이미 늦었소
내 죄인데
왜 님이 울고
왜 어미까지
고개를 숙여야 하오
죄인은
나 하나
벌받을 이도
나 하나면 되지 않겠소
천하의 몹쓸 놈은
나 하나면 되지 않겠소
내 님은 욕하지 않았소
원망하지도 않았소
그저 말이 없었소
그게 더 무서웠소
밤이면 이를 악물고
숨을 죽이고
고른 숨소리마저
내 귀에는 살을 긋는 칼바람이었소
딱 한 번
한 번뿐
그 말이
변명이 되오
아니오
한 번이면 죄가 아니오
한 번이면 눈물이 마르오
한 번이면 믿음이 돌아오오
그럴 리가 있겠소
말로 붙여 보았소
눈물로 붙여 보았소
무릎 꿇고 붙여 보았소
금은 그대로 남았소
후회하오
하오
용서를 바라오
아니오
참말이오
이번에는 참말이오
염라대왕이여
광풍도의 문을 여시오
내가 피운 바람을
이번에는 내 살로 받겠소
살을 벗기는 바람
뼈를 깎는 바람
숨통까지 찢는 바람
한 치도 피하지 않겠소
내 죄를 씻으러 가는 것이 아니오
씻는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도 아니오
내 님이 흘린 피눈물만큼
나는 이 광풍을 맞겠소
내 어미가 숙인 고개만큼
나는 그 칼바람을 걷겠소
천하의 몹쓸 놈은 나 하나면 되오
내가 피운 바람
내 몸으로 막겠소
내가 피운 바람
내 집을 뿌리째 뽑고
이제는 내 살과 뼈와 숨을 찢는 바람
그 미친 바람의 이름은
광풍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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