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나를
성불시켜주시오.
제발.
우리 어미
살려주시오.
이 길이
끝까지 가지 않게 하시오.
나를 먼저
거두어주시오.
그런데도
나는 어미를
데려가오.
범이 있는
곳으로.
나는 이미
죽었소.
범 이빨에
명줄이 끊겼고
지금도
이놈에게 매였소.
몸도 없소.
뜻도 없소.
남은 것은
혼 하나뿐인데
그 혼마저
범에게 묶였소.
어머니.
이리 오시오.
이 길이
빠르오.
조금만 더 가면
다 왔소.
터벅.
터벅.
어미는 모르오.
제 아들이
죽은 것도 모르고
제 아들이
무엇이 된 줄도 모르고
아들 목소리
하나 믿고
내 뒤를
따라오오.
나는 걷지도 않는데
길을 가고
나는 부르지도 않는데
어미를 부르오.
원통하도다.
원통하도다.
죽어서도
제 어미를
데려가는구나.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이 혼을
거두어주시오.
이 업을
끊어주시오.
나를
성불시켜주시오.
제발.
우리 어미만
살려주시오.
그런데도
나는 어미를
데려가오.
나도 한때는
사람이었소.
어미 품에서
밥을 먹고
어미 등에
업혀 자던
그저 그런
아들이었소.
비 오는 날이면
문밖을 서성이고
눈 오는 날이면
내 손을 녹이던
늙은 어미의
아들이었소.
밥은 먹었느냐.
춥지는 않으냐.
언제 돌아오느냐.
그 말들이
살아 있을 때는
귀찮았소.
이제는
한 번만 더
듣고 싶소.
그날 밤
산을 넘다
범을 만났소.
달도 숨고
새도 울지 않던
깊은 산에서
눈 두 개가
나를 보았소.
도망칠 틈도 없이
범 이빨에
명줄이 끊겼소.
눈을 뜨니
사람도 아니고
귀신도 마음대로
못 되는 혼.
범이 부르면
가야 하고
범이 먹이를 원하면
데려가야 하는
매인 혼이
되었소.
하필 오늘.
내가 부른 사람이
내 어미요.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를 먼저
거두어주시오.
이 목소리를
끊어주시오.
나는 됐소.
지옥에 떨어져도
좋소.
불구덩이든
칼산이든
내가 가겠소.
내 죄는
내가 지고 가겠소.
그러니
우리 어미만
살려주시오.
제발.
하지만
입이 다시
열리오.
어머니.
이리 오시오.
저 앞에
내가 있소.
아니오.
듣지 마시오.
그 목소리는
내 것이 아니오.
돌아가시오.
뒤도 보지 말고
내려가시오.
어머니.
내 이름을
부르지 마시오.
내가 울어도
내가 빌어도
내가 아들처럼
말하여도
따라오지 마시오!
그런데 어미는
내 목소리를 듣고
웃었소.
우리 아들.
거기 있었구나.
그 한마디에
죽은 가슴이
다시 아팠소.
손도 없는데
붙잡고 싶고
몸도 없는데
막아서고 싶고
눈도 없는데
울고 싶었소.
터벅.
터벅.
늙은 어미와
함께 가오.
범이 있는
곳으로.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하늘이여
듣고 있소?
산신이여
보고 있소?
이 혼을
태워도 좋소.
이 이름을
지워도 좋소.
나를
성불시켜주시오.
우리 어미
살려주시오.
이 길이
끝까지 가지 않게
하시오.
어머니.
미안하오.
다 왔구나.
나는.
창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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