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 The Chronicles of Wonderland: The Begin
새벽 안개가 언덕을 타고 천천히 내려왔다.
아직 해는 완전히 뜨지 않았고, 집집마다 굴뚝에서 연기가 가늘게 피어올랐다.
멀리서 닭이 울고, 빗물에 젖은 돌길 위로 바람이 살짝 스쳤다.
작은 나무집 안, 이불이 한 덩이 꿈틀거렸다.
“이안! 또 자는 거야?!”
문이 쾅! 하고 열렸다.
은갈색 머리를 두 갈래로 묶은 소녀, 라이라가 뛰어들어왔다.
이안은 이불을 뒤집어쓰며 웅얼거렸다.
“5분만 더… 진짜 이번엔 마지막으로…”
라이라가 눈썹을 찌푸리며 이불을 거칠게 걷어올렸다.
퍽! 빗자루가 그의 머리를 쳤다.
“그게 네 인생의 마지막 5분이 되기 싫으면 일어나!”
이안은 움찔하며 일어났다.
헝클어진 머리카락이 얼굴을 덮고, 눈은 반쯤 감긴 채였다.
침대 옆에는 닳고 칠 벗겨진 나무 검이 세워져 있었다.
“언젠간 진짜 기사가 될 거야.”
이안이 혼잣말하듯 중얼거렸다.
라이라가 팔짱을 끼며 코웃음을 쳤다.
“그 전에 오늘 싸움부터 이기고 말해.”
공터 쪽에서 떠들썩한 소리가 들려왔다.
창밖에서 아이들이 달려가며 소리쳤다.
“드렌이 또 왔다!”
라이라가 머리를 감싸쥐었다.
“또 시작이네…”
이안은 나무 검을 집어 들었다.
손잡이에 새겨진 작은 흠집들 사이로 아침빛이 스며들었다.
그가 웃었다.
“이번엔 나 말리지 마.”
“너 또 말썽 부리면—!”
“기사라면 사람들을 지켜야 하잖아.”
라이라는 대꾸 대신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안이 골목을 빠져나오자, 마을 어귀의 안개가 조금씩 걷혀가고 있었다.
공터 한가운데, 드렌이 팔짱을 낀 채 서 있었다.
그 뒤에는 옆마을의 소년들이 줄지어 있었다.
“오늘은 도망 못 간다, 이안.”
이안은 어깨를 으쓱했다.
“도망간 적 없어. 그냥 귀찮아서 피한 거야.”
주변에서 웃음이 터졌다.
드렌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이 꼬맹이가!”
그가 돌진했다.
이안은 단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탁! 손목이 꺾였다.
툭! 가슴이 밀렸다.
쾅! 거대한 몸이 땅에 부딪혔다..
먼지가 일며 주변이 조용해졌다.
라이라가 숨을 삼켰다.
“지금… 그게 뭐야?”
이안은 숨을 고르며 나무 검을 내려다봤다..
“몰라. 그냥 몸이 먼저 움직였어.”
그의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심장이 "쿵" 하고 울렸다.
그때, 공터 끝에서 낮은 웃음소리가 흘렀다.
“재밌는 아이로군.”
모두가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안개를 가르며 한 남자가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은빛과 흑색이 뒤섞인 머리칼, 검은 비늘 같은 망토, 황금빛 눈동자.
그의 걸음마다 흙먼지가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그는 검은 장갑 낀 손으로 검집을 가볍게 두드렸다.
금속이 맞부딪히는 맑은 울림이 공터를 가득 채웠다.
아이들이 숨을 죽였다.
라이라의 손이 이안의 팔소매를 꼭 잡았다.
남자가 걸음을 멈췄다
그가 천천히 시선을 내렸다.
“이안.”
목소리는 부드럽지만, 바람과 흙이 함께 떨렸다.
“맞지? 네 이름이.”
이안의 심장이 다시 쿵 하고 울렸다.
그 남자의 망토가 바람에 흩날리며 날개처럼 펼쳐졌다.
하늘 위로 붉은 극광이 스쳐 지나갔다.
모든 빛이 순간적으로 뒤섞였다.
그 남자의 미소가 잿빛 하늘 아래에서 서서히 번졌다.
그리고, 세상이 하얗게 번쩍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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