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차가운 하늘, 붉게 물들어 가는
창가 먼지 위로 늦은 오후가 잠겨
작은 은빛 상자, 열쇠를 두 번 돌리면
우리 사이에 맴돌던 노래가 울컥 남아
네 잠든 숨이 내 팔을 스치던 밤
아무 말도 못 한 채 지나간 여름
눈을 감으면 아직 거기 있어
풀밭 위로 저녁이 천천히 젖어
어딘가 다른 쪽에서
너도 이 노래를 듣고 있을까
손을 뻗으면 닿을 듯 멀어
이번엔 더 멀어질까 봐 겁나
눈을 감아도 너는 안 떠나
숨 막힐 만큼 가까운 자리
은빛 상자 안에 갇힌 선율
내 안쪽까지 계속 파고들어
끝이 보이지 않는 곳이어도
한 번만, 한 번만 더 돌아와
나무 도마 위 사과를 나누고
커튼 사이 바람은 느리게 돌아
내일 얘긴 하지 않았지, 그냥
네 머리가 내 어깨에 오래 기대었어
너무 평범해서 더 아팠던
손바닥에 남은 작은 온기
문을 열면 네가 있을 것 같아
방 안엔 숨조차 자꾸 무너져
어딘가 다른 쪽에서
너도 이 계절을 붙들고 있을까
너를 부르면 갈라지는 목소리
대답 없는 벽만 오래 바라봐
눈을 감아도 너는 안 떠나
숨 막힐 만큼 가까운 자리
은빛 상자 안에 갇힌 선율
내 안쪽까지 계속 파고들어
끝이 보이지 않는 곳이어도
한 번만, 한 번만 더 돌아와
그 여름은 어디로 숨었을까
끝없는 하늘을 건너
작은 은빛 상자 쥔 손끝에
네가 아직 닿는 것 같아
눈을 감아도 너는 안 떠나
내 숨결마다 걸려 있는 이름
은빛 상자 안에 갇힌 선율
내 목소린 이미 너한테 젖어
끝이 보이지 않는 곳이어도
내 마음은 끝내 너를 찾아가
한 번만, 한 번만 더 틀어줘
사라지기 전에 내게 돌아와
눈을 감으면
아직 네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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