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한 음만 더
그날 네가 내 악보를 펼쳤을 때
끝을 가렸지
끝이 없는 게 아니에요
아직 기다리는 음이 있어요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다른 하늘이 열릴 거예요
내가 끝이라 믿었던 곳에
네가 낯선 화음을 얹었지
분명 내가 만든 선율인데
처음 듣는 봄이 왔어
그날 밤 우리는
몇 번이나 길을 잃었지
길을 잃을 때마다
더 아름다운 곳에 닿았어
한 음만 더
거기서 끝내지 마
네가 들려준 그 세상에
나도 조금 더 있고 싶어
한 음만 더
아직 돌아오지 마
내가 평생 찾아 헤맨 노래가
지금 여기 울리고 있어
당신이 시작한 이 선율에
내가 작은 길을 보탰을 뿐
이 곡이 세상에 나가는 날
두 이름을 나란히 적어요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어
네가 돌아설 때까지는
네 이름을 지우던 그 밤
내 손이 처음으로 떨렸어
한 음만 더
여기서 끝내야 해
네가 보여 준 그 세상에
나는 더는 갈 수 없어
한 음만 더
내 이름만 남겨 줘
내가 평생 찾아 헤맨 노래를
너와 나눌 수는 없었어
공연 날 사람들은 환호했고
나는 몇 번이나 인사했지
집에 돌아와 다시 쳤을 땐
마지막 음이 낯설었어
틀린 곳은 하나도 없는데
무언가 영영 사라졌어
네가 앉아 있던 그 자릴
나는 자꾸 돌아봤어
어릴 적 나는 기도했어
누군가의 마음에 남을
아름다운 곡 하나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그런데 네 이름을 지우고
내 이름만 남긴 그날
나는 노래를 얻은 대신
너를 잃어버렸어
오랜 세월이 흐른 뒤
서랍 속에서 악보를 찾았어
네 글씨로 남아 있던 말
여기선 조금 기다리자
한 음만 더
이번엔 끝내지 마
네가 들려준 그 세상에
이제야 내가 와 있어
한 음만 더
조금만 기다려 줘
내가 평생 찾아 헤맨 노래는
네가 있던 그 자리였어
네가 적어 둔 그 화음을
처음으로 끝까지 쳤어
생각보다 오래 울렸어
나는 손을 떼고도
한참을 듣고 있었어
프로덕션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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