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어릴 적 내가 잠든 밤마다
당신의 하루는 늦게 저물고
아침이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내 이름부터 불러주셨죠
작은 신발 하나 문 앞에 놓이면
그게 당신의 세상이었고
내가 열이 나던 긴 밤이면
새벽보다 먼저 깨어 있던 사람…
좋은 것은 늘 내 쪽으로 밀어두고
당신은 괜찮다 웃으셨죠
그때는 정말 괜찮은 줄 알았어요
당신도 처음 사는 삶이었는데…
나는 자라는 일만 생각했고
당신은 늙어가는 줄도 몰랐죠
어느 날 문득 바라본 얼굴에
내가 지나온 세월이 있었어요
당신의 봄을 내가 다 가져갔네요
꽃보다 먼저 나를 피워내느라
당신의 가장 눈부셨던 계절을
나는 사랑인 줄도 모르고 살았네요
세상이 내게 등을 돌린 날에도
돌아보면 늘 그 자리에 있던 사람…
내가 어딘가 멀리 가더라도
마지막 집은 언제나 당신이었죠
전화기 너머 들려오는 목소리가
왜 오늘따라 작아졌는지…
밥은 먹었냐는 그 한마디가
이제는 왜 이렇게 아픈 건지…
내 걱정은 아직 놓지 못하면서
당신 아픈 곳은 자꾸 숨기고
괜찮다는 그 짧은 말 뒤에
얼마나 많은 밤을 접어두셨나요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엄마이기 전의 당신을 만나
당신도 참 예뻤다고 말하며
그 두 손을 오래 잡아드릴게요
당신의 봄을 내가 다 가져갔지만
이제는 내가 당신의 봄이 될게요
당신이 내게 주었던 그 온기를
남은 날마다 다시 돌려드릴게요
고마워요, 나를 살아내느라
당신의 수많은 날을 내어주어서…
미안해요, 너무 늦게 알아버려서…
그 사랑이 얼마나 깊었는지를…
다시 태어나 당신을 만난다 해도
당신의 아이고 싶어요
내가 처음 사랑을 배운 사람…
내 생의 가장 오래된 사랑, 어머니…
이제는 내가 당신의 하루를 물을게요
엄마… 오늘은 어땠어요…
프로덕션 노트
댓글 0